몽상가들이라는 제목부터 끌렸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감성적인 영화를 찾게 된다
우연히 예고편을 sns에서 보게 되었고
그 짧은 예고편에서 뭔가에 홀린 듯 찾아보게 되었다
평소에 시간이나 꿈과 관련된 소재는 무조건 프리패스인데
꿈과 관련된 소재와 연애가 섞여있으니
나한테는 재미없을 리가 없었다
평소에도 몽상가라는 말을 곧잘 듣곤 해서
제목부터 굉장히 이끌렸다
마침 넷플릭스에 있길래 바로 시청에 들어갔다
68 혁명
역사는 나도 잘 모르지만
간단히 배경을 설명하자면 68 혁명 당시의 파리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다
주인공들이 영화를 엄청 좋아하는 캐릭터여서
영화 중간중간마다 클래식영화를 패러디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대부분 모르는 영화들이라 나는 뭔가 싶었다
클래식 영화를 좀 아는 사람들은
보면서 패러디 요소들이 재밌게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몽상가들 영화에서는 굉장히 특이한 설정을 하나 두었는데
여자주인공의 쌍둥이 남매끼리 친하다 못해 묘한 기류가 영화 내내 계속 흐른다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일 수 있는데
너무 신선한 설정이어서 지루하지 않게 스토리를 끌고 가는 것 같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영화를 통해 표현하는 게
영화가 가진 고유의 장점이기에
영화의 설정을 두고 맞다 틀리다 얘기하고 싶진 않고
그냥 굉장히 낯설고 새로웠다는 정도로만 이야기해두고 싶다
서로 다른 꿈
간단히 줄거리를 얘기하자면 남자주인공은 여자주인공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고
꿈같은 여름을 보내게 되는데 여자주인공 쌍둥이 남매와 삼각관계처럼 그려지는
특이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이 들어간다
여기서 캐릭터나 줄거리보다 집중해야 할 것은
남자주인공은 현실주의적이고 여자주인공과 남매는 이상주의적인 사람이다
내연애도 되돌아봤다
로맨스영화이기도 해서 보면서 내가 했던 연애를 떠올리게 됐는데
나는 영화를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
영화에서도 그렇듯이 연애 초반에는 서로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때문에
본인의 본질보다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상대방에게 초점이 잡혀있어서
꿈같고 뜨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맞춰가야 할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가벼운 취향이나 습관들은 서로 이해하고 맞춰갈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바라보는 방향성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결국 어떻게 되는지
영화에서 잘 표현해 준 것 같다 왜냐면 내가 딱 그랬다
성격이나 생활적인 것에서는 서로 계속 배려하고 맞춰가며
한 해 두 해 만나 갔지만 상대방은 결혼생각이 없고 나는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다른 것들은 다 맞춰갈 수 있었는데 서로 그리는 미래가 다르다 보니
절대 맞출 수 없는 부분이었다
어느 한쪽도 양보할 생각이 없었고 맞춰갈 수 없는 부분이었기에
결론은 영화처럼 마무리되었다
영화에서는 현실과 이성의 가치관으로 표현되는
서로 다른 방향성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나에게 있어서는 결혼이었다
그래서 영화 중반부부터 결말을 알지 못했는데도
어떻게 될지 뻔히 보였던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각자 다양한 꿈을 가지고 있고
다 같이 꿈을 꾸는 이상주의자로 표현이 된다
하지만 영화 중간에 제일 마음에 들게 표현한 부분이 있었다
유리창이 깨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때 남자주인공은 꿈에서 깨듯이 원래의 현실주의자로 돌아온다
영화 자체가 계속 한 편의 꿈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인지
내용자체도 선명하지 않고 두리뭉실하면서
내용이 몽환적이라는 느낌이 계속 드는데
유리창 깨지는 소리에 나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도 평소에 몽상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영화를 보니까 나는 생각보다 몽상가가 아니었구나 싶기도 하고
현실주의적인 사람에 가까웠던 사람이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의미의 해석이 있고
여러 가지 해석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깊게 생각해 보려면 계속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이지만
뭔가 붕 뜬 기분으로 마치 꿈을 꾸듯이 계속 보게 되는 게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감성적인 영화를 좋아하면 꼭 보라고 하고 싶다
줄거리 상관없이 프랑스 영화만의 분위기와
특유의 몽환적인 감성들과 영상미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나는 정말 멍하게 봤고 아직도 멍하다
영화에 취한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인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몇 년이 지나면 다시 한번 찾아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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